[수요예배] 세상과 하나님 나라 사이에서 (마 22: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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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름없는교회 댓글 0건 조회 271회 작성일 24-06-26 11:03본문
바리새인들이 자기 제자들과 헤롯당원들을 함께 예수님께로 보냈습니다.
그런데 바리새인이 헤롯당원과 함께 행동한다는 것은 이상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두 집단은 정치적인 견해가 전혀 달랐기 때문입니다.
바리새인들은 율법에 엄격하고 민족주의가 강한 집단이기에
반로마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고,
헤롯당은 로마제국의 도움으로 유대의 왕이 된 헤롯왕을 지지하는
세력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친로마적인 입장에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바리새인들이 헤롯당원과 함께 움직인 이유는
예수님을 정치적인 함정에 빠뜨리려는 계략을 꾸미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는 일이 옳습니까, 옳지 않습니까?"
유대인으로서 로마 황제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묻는 질문입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로마제국의 통치 아래에 있었고,
모든 성인이 한 사람 몫의 세금을 내는 것은 법적인 의무였습니다.
그런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이 질문은
어떻게 대답해도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만약 세금을 내는 게 옳다고 하면 로마제국에 반대하는
바리새인들의 공격을 받고 유대인들의 지지를 잃게 될 것이고,
반대로 세금을 내는 게 옳지 않다고 한다면,
헤롯당에게 공격을 당하고 로마제국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악한 의도를 정확히 아셨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세금으로 내야 할 돈을 보여달라고 하십니다.
그들이 한 데나리온의 동전을 꺼내게 만드신 것입니다.
그 동전에는 로마 황제의 형상과 황제를 신의 아들로 칭송하는 글귀가 쓰여있습니다.
이것은 유대인들의 입장에서 우상숭배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당시 로마 관리들도 유대인들의 유일신 신앙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유대인들만의 동전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을 허용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이 성전에서 계명을 어기지 않고 동전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지금 바리새인들이 로마황제의 형상이 새겨진 동전을
성전 안으로 가지고 왔다는 것을 드러나게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동전의 형상과 글이 로마 황제의 것임을
스스로 고백하게 만드신 것입니다.
그들이 로마의 세금제도에 반대하면서도 로마제국의 경제권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심으로
그들의 위선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돌려주어라”
이것이 예수님의 대답입니다.
세금을 내는 것이 로마제국에 굴복하는 행위는 아니며,
제국의 통치 아래에 있는 시민으로서의 의무라는 것을 암시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권세와 하나님의 나라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바리새인들의 생각의 틀을 뛰어넘으셨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는 행동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다운 정직하고 거룩한 삶을 보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속한 사회가 하나님의 공의를 따를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하고,
그 안에 속한 구성원으로써 우리에게 주어진 의무도 성실하게 감당해야 합니다.
이것이 이 땅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세입니다.
세상과 하나님 나라를 나누고 구분짓는 일이 옳은지는
깊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곧 하나님께로부터 온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면서 이 땅에 속한 나라의 국민이기도 합니다.
이 세상과 하나님 나라 사이에서 우리의 사명은
이 땅의 것을 부정하고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도록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변화시키는 일이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삶이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고
우리의 것을 하나님께 다 드릴 수 있게 된다면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 바치는 일입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오늘 우리의 삶을 하나님께 드리기로 결심하는
믿음의 백성들이 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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