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배] 두려움에 빠진 순간에 (창세기 32장 中)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름없는교회 댓글 0건 조회 1,607회 작성일 20-02-25 22:40본문
형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야곱은 큰 두려움에 빠졌습니다.
그것은 과거 야곱이 형과 아버지를 속이면서 얻어낸 장자권과 하나님의 복을 받아 달아났던 그 일(잘못)때문입니다.
이 일로 인해서 에서가 야곱을 미워했고, 죽이겠다고 고백했기 때문에
이제 곧 있을 형제의 만남에서 야곱이 죽임을 당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추측할 수 있는 정황입니다.
이미 두 형제는 원수와 같은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는 게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사건의 주인공인 야곱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사건의 당사자인 야곱도, 이야기를 지켜보는 우리도 충분히 추측할 수 있는 이 상황이 어쩌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곱이 겪고 있는 모든 두려움이 그저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에서가 정말로 동생을 죽이고 싶어 했을까요?
에서가 굉장히 분노에 사로잡힌 상태일 것이라는 생각은 그가 사건 직후에 야곱을 죽이겠다고 고백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에서는 분노한 상태로 성경에서 사라졌고, 성경은 20년이라는 세월의 공백은 고려하지 않고 에서를 다시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성경은 20년이 지난 지금, 에서의 마음이 어떠한지,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2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에서에게는 아무런 심경의 변화도 없이 오직 분노만을 간직하면서 살아 왔을까요?
물론 처음에는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겠지만, 20년의 세월은 분노를 그리움으로 바꿔놓고도 남을 충분한 시간일 것입니다. 두 사람은 형제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에서가 동생에게 빼앗긴 장자권과 하나님의 복으로 인해 어려움 당하고, 절망과 고통으로 20년의 세월을 살았다면 그 분노가 사라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겠지만,
6절 말씀에 기록된 것처럼 에서는 그의 수하를 400명이나 거느리고 나올 정도로 부유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동생이 없는 집안에서 에서는 충분히 장자로서 아버지의 모든 소유를 상속받고, 사랑받으며 살아왔을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야곱의 입장에서 성경을 봐왔기 때문에 놓쳐버릴 수 있는 것이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에서의 마음이 분명 처음과 같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야곱은 하나님의 약속을 재차 확인받고 싶어합니다. 아마도 생명에 대한 확신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야곱이 왜 이렇게 두려워하고, 하나님의 침묵을 못 견디는 것인지, 왜 야곱이 하나님의 약속을 계속 확인하려 하는 것인지를 보면,
그가 느끼는 두려움이 얼마나 큰 것인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야곱이 집을 떠나는 순간부터 수시로 나타나셔서 환상을 보여주시고, 내가 너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말씀하시고 알려주셨습니다.
야곱이 떠날 때에 벧엘에서 환상을 보았고, 라반과 함께 있는 동안에 하나님의 은혜로 가정을 이루고 부유하게 되었고,
32장의 얍복 강가에서 기도를 하기 직전에도 하나님의 군대(마하나임)를 보여주셨습니다.
하지만 야곱은 스스로 불안과 두려움에 눈이 어두워서 환상을 보고도, 말씀을 듣고도 깨닫지 못했습니다.
살아계셔서 역사하시는 하나님께서 지금 나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야곱이 간과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사실은 바로 하나님의 신실하심입니다.
본문에서 야곱이 고백하고 있는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이미 아브라함의 때부터 그의 가정을 택하시고 복 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시기 위해 성실하게 일하셨습니다.
20년의 세월이 지나도록, 야곱이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순간에도, 어쩌면 하나님을 믿지 못하고 있는 그 순간에도 하나님께서는 약속을 지키시기 위해 끊임없이 일하셨습니다.
처음부터 야곱은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었던 것이지요.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신실하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약속을 잊지 않으시고 지켜내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 약속을 위해 성실하게 일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우리의 마음이 어떠하든지, 우리에게 닥친 삶의 어려움과 고난이 어떠하든지, 우리가 지금 어떤 걱정과 근심에 빠져있든지,
어려움 때문에 하나님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그 순간까지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바쁘게 일하고 계심을 믿으십시오.
믿음으로 그 하나님만 바라보고, 신실하신 하나님 앞에 성실하게 응답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시길 소원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